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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8 자전거 여행 그리고 ...


1.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 진부한 진리다. 그래도 자전거 타보니 뼈저리게 느낀다.

2. 오르막이 길다고 내리막이 길지는 않다.
  -> 열심히 올라갔더니 그 지역이 지대가 높은 곳이더라. 그래도 언젠가는 내리막을 만난다. 다만 그것이 예전의 오르막 때문이라는 것을 모를 뿐.

3. 가끔 오르막이 없어도 내리막이 있다.

  -> 언젠가 오르막을 올랐었기 때문이리라. 다만 그 것이 너무 오래전 일이어서 기억을 못 할 뿐.

4. 아무 생각없이 내리막으로만 가다 보면 엄청난 오르막을 만나게 된다.

  -> 어떤 갈림길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두고 나에게 선택을 요구한다. 당장의 내리막이 좋아서 내리막을 달렸더니 결국에는 다시 그만큼의 오르막을 만나게 되더라.

5. 사고는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생길 확률이 더 높다.

   -> 내리막은 신나고, 무방비고 오르막에 대한 보상심리로 열심히 빨리 간다. 하지만 어느 덧 Out of Control이다. Break 조차 제대로 안 잡히더라.

6. 내리막에서 무리하면 오르막에서 더 힘들다.

   -> 내리막 좋다고 내리막에서 더 빨리 가겠노라 열심히 페달을 밟았더니 힘 빠져서 오르막에서 퍼지더라~

7. 다들 못한다고 해서 못한다는 건 아니다.

   -> 자전거 타고 속초 갈 것이라는 나의 계획에 내 주변인들은 대부분 못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알아보았고, 충분히 단련된 사람의 경우 팔당대교에서 속초까지 1일만에 가는 경우도 있다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나는 충분히 단련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산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2~3일 이면 갈 수 있을 것이라 계산 했고 결국 2일만에 도착했다. 다른 일도 그렇지 않을까?

8. 200Km는 멀지만 20Km는 가깝다
   -> 사실 나도 처음에 150Km라는 거리에 주눅이 들긴 했다. 하지만 목표를 가깝게 잡았다. 양평을 가고, 홍천을 가고, 인제를 가고. 가까운 목표였지만 그 목표들을 이루면 속초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양평까지 약 20Km. 그 길이 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양평에서 홍천까지도, 홍천에서 인제까지도. 그리고 인제에 도착했을 때 속초는 그리 먼 길이 아니었다. 컴퓨터 공학 시간에 배운 문제 해결 기법 중 Devide and Conquer라는 것이 있다. 한 마디로 각개 격파.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잘 분석하여 쪼개면 작은 문제로 구분 된다는 것. 단순히 컴퓨터 공학에서만 적용되는 것 같지는 않다.

9. 때로는 당장 눈 앞의 일에만 매달려야 할 때도 있다.
   -> 긴 오르막의 목표만 보고 달릴 때, 그 지점까지 줄어든 양에 비해 나는 너무 힘들 때가 있다. 그러면 어느 순간, 이 고생을 해도 겨우 이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는 차라리 오르막의 끝자락이 아니라 그냥 10m 앞만 보고 달린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그 멀게 느껴졌던 목표지점을 어느샌가 지나쳐 있다.

10. 무작정 달리기만 하면 정작 다른 것들을 못 본다.
  -> 속초에서 수원까지 가는 차를 탔더니 내가 자전거로 갔던 길을 거의 그대로 버스가 달렸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달리다 보니 내가 못 보았던 것들이 일부 눈에 뛰었다. 그것은 높이 차이 때문에 못 본 것도 있지만 달리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놓쳐버린 것들도 있었다. Workholic에 빠져 가정을 보지 못한 가장 처럼... 9번과는 너무 반대되는 말인가.

11. 앞바퀴가 피했다고 뒷바퀴도 피한 것은 아니다.
  -> 장애물이 나와서 앞바퀴로 살짝 피했지만 뒷바퀴에서 덜컥 걸리는 경우가 있다. 장애물이 있는데 나만 살짝 피하고 말았더니 내 동료가 피하지 못하고 그 장애물을 밟는다. 자전거는 앞바퀴든, 뒷바퀴든 하나가 터지면 앞으로 못 간다. 내가 속한 팀도 그럴 것이다. 위험요소는 공유해서 함께 피해가야 한다. 꼭 일이 터지고 나면 누군가 이야기 한다. "아.. 그거 미리 이야기 해 줄 껄.."

12. 목표가 있어야 한다.
  -> 속초라는 목표가 없었다면 마지막에 난 끝까지 달릴 수 있었을까. 속초라는 목표가 있었고 5시에서 적어도 두 시간이면 목표 지점에 도착할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어도 앞으로 갈 수 있었지 않았을까?

13. 그래도 자동차가 빠르다.
  -> 투덜투덜의 일종이다. 어쨌든 자전거보다 오토바이가, 오토바이보다 자동차가 빠르다. 그냥 조용히 가도 될 것을 꼭 매연을 뿌리고 간다. 꼭 열심히 일해서 한 걸음씩 전진해가는 사람 옆에서 각종 수단과 방법으로 앞질러 가는 사람이 있다. 매연을 뿌리면서...

14. 평지는 10시간을 달려도 재미가 없다.
   -> 그래도 굴곡이 있어야 재밌다. 오르막이 있어야 내리막의 즐거움도 있다. 평지를 달리는 것은 오르막을 달리는 것보다 쉽지만 별 재미가 없다. 내리막도 없다. 그냥 열심히 달릴 뿐이다. 나의 회사생활이 재미가 없다면 혹시 열심히 평지에서 페달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는 오르막으로 올라갔기에 내리막을 즐기고 있을 텐데. 난 그 사람이 오르막을 올랐던 것은 보지 못한채 내리막을 부러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15.  달리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
  -> 평소에 운동을 해두어야 한다. 나는 가능하면 하루에 이틀 이상 줄넘기나 달리기 등을 했다.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나는 살면서 아무 준비 없이 목표를 이루려고 하지는 않을까? 단순히 옆 사람이 잘 달리는 것은 그 사람이 태어날 때 부터 대빵 근육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평소에 준비해 왔던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단순히 나보다 "잘 달린다"라는 사실에만 부러워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여전히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으면서.

16. 속초 가기 위해선 자동차로도 갈 수 있고 자전거로도 갈 수 있다. 다만...
   -> 프로젝트를 하다보면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대한 실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 원하는 방법이 적은 돈으로 가능한 빨리를 원한다. 속초까지 가장 빨리 가려면 자가용을 가지고 가면 된다. 다만 차가 필요하고, 기름값이 필요하고, 도로비도 필요하다. 가장 적은 돈을 들이려면 걸어가면 된다. 숙박비에 3끼 식비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오래 걸린다. 그런데 가끔 어떤 프로젝트 매니저들은 자전거를 주고 걸어가는 것 보다 나으니 자동차만큼의 속도를 내라고 다그친다. 근데 또 해낸다. 대단하다. 그러면 프로젝트 매니저는 자전거로도 자동차 속도가 나오는 줄 안다. 알고보면 자전거 타고 잠도 안 자고 달린건데 말이다.



이상 자전거로 여행하면서 생각했던 것 들입니다. 숙소에 들어가서 생각나는데로 정리를 했었는데 그래도 뭔가 빠진 것 같군요. 여행은 좋군요. 특히 혼자서 하는 여행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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